Wednesday, April 11, 2012

죄(罪)의 기원(起源)

                                                              죄(罪)의 기원(起源)


성경구절: “사람이 땅 위에 번성하기 시작할 때에 그들에게서 딸들이 나니 하나님의 아들들이 사람의 딸들의 아름다움을 보고 자기들의 좋아하는 모든 자로 아내를 삼는지라. 여호와께서 가라사대 나의 신이 영원히 사람과 함께하지 아니하리니 이는 그들이 육체가 됨이라. 그러나 그들의 날은 이백이십 년이 되리라 하시니라.” (창세기 6:1-3)


그리스 신화(神話)에 등장하는 불의 신 프로메테우스(Prometheus)는 하늘의 불을 훔쳐 인간들에게 전해 주었다는 이유로 신들의 신 제우스(Zeus)의 노여움을 사서 카프카스(Caucasus) 산의 바위에 묶였다가 결국에는 독수리에게 간과 내장을 파먹혔다고 한다. 그보다 앞서 제우스는 프로메테우스와 인간들을 벌하기 위하여 판도라(Pandora: 그리스 신화, 인류 최초의 여자)에게 상자를 들려서 인간 세상으로 내려보냈는데 그 상자의 뚜껑을 열었더니 온갖 해악이 나오고 상자 속에는 희망만이 남아 있었다고 했다. 이것이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보는 해악과 절망, 인류 불행의 기원이라 할 것이다. 이 죄악의 기원이나 그리스 신화에 자주 등장하는 신과 인간간의 사랑이 독창적인 것 같지만 기존에 있었던 성경 속의 ‘죄의 기원’을 빌어서 변형시킨 것에 불과하다.

유대인들은 인간 세상에 죄가 들어온 경위를 세 가지로 설명한다. 이 세 가지 중 둘은 성경에 나오는 내용이다. 첫째 설명은, 정경(正經)에는 나오지 않고 위경(Pseudepigrapha) 중 하나인 에녹2서에 나온다. 요한복음 1장 1절의 근원적 태초, 하늘 위의 하늘에도 하나님 이외에 아무 존재가 없을 때와 창세기 1장 1절의 천지창조의 태초 사이에 하나님께서 하늘에 천사들을 만드시고 그들에게 임무를 맡기셨다. 그들 중 대천사(archangel)라고 하는 직분이 있었는데 이는 하나님의 명령을 전달하는 직분으로서 이조시대 임금의 명령을 전하는 도승지에 해당한다. 하나님의 뜻을 인간에게 알리기 위해서 성경에 등장하는 미가엘, 가브리엘 등도 이에 속하는 천사들이다. 그 대천사 중 하나인 루시퍼(Lucifer)라고도 하는 사타나일(Satanail)이 하나님의 명령을 전하다보니까 나중에는 자신의 권능이 마치 하나님만큼이나 되는 줄 착각하고 다른 천사들을 부추겨서 하나님께 대적하였다가 패하여 공중으로 내쫓김을 당하게 된다. 긍휼의 하나님께서는 이 사타나일에게도 은혜를 베푸셔서 천지를 창조하실 때 공중의 권세를 그에게 주신다. 유대인의 지혜서 탈무드는 창세기 1장 하나님의 여섯 날 동안의 창조 중 둘째 날에만 “보시기에 좋았더라”란 말이 빠진 까닭을 이와 연관시켜 설명한다. 하나님께서 이 궁창 하늘--곧 공중의 권세를 사타나일에게 주실 것이기에 “보시기에 좋았더라” 하며 흡족해 하지 않으셨다고 해석한다. 천사의 타락이 인간 타락의 빌미가 되었다.

인간 세상에 죄가 들어오게 된 두 번째 설명이 이어진다. 이것은 우리가 잘 아는 대로 창세기 3장에 나오는 사단의 다른 형태(agent)인 옛뱀이 하와를 유혹하여 선악과를 따먹게 하는 사건이다. 하와만 먹었을 뿐 아니라 아담도 함께 먹음으로써 둘이 선악을 구분하게 되었고, 그들의 벌거벗음을 보고 부끄러워하였고, 하나님의 명령을 어긴 것을 두려워하여 숲속에 숨는다. 선악을 알지 못하는 어린아이일 때는 죄 짓는 일이 적었는데, 인간이 선악(善惡)을 알면서부터는 선을 행하려 하지 않고 선으로부터 먼 악을 더 행하게 된다. 믿는 사람의 삶도 마찬가지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알면서도 그 일을 하는 대신에 하나님께서 원치 않으시고 기뻐하시지 않는 일을 더 행하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바울은 이를 ‘죄의 법’이라고 했다. 로마서 7장 19-21절에서, “내가 원하는 바 선은 하지 아니하고 도리어 원치 아니하는 바 악은 행하는도다. 만일 내가 원치 아니하는 그것을 하면 이를 행하는 자가 내가 아니요 내 속에 거하는 죄(罪)니라. 그러므로 내가 한 법을 깨달았노니 곧 선을 행하기 원하는 나에게 악이 함께 있는 것이로다.”라고 말씀한다.

셋째 설명은 노아의 홍수로부터 백이십 년 전의 사건으로서 창세기 6장에 그 개략이 나오고 위경서 중 에녹1서(1-36장)에 그 내용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창세기 6장 1-2절에, “사람이 땅 위에 번성하기 시작할 때에 그들에게서 딸들이 나니 하나님의 아들들이 사람의 딸들의 아름다움을 보고 자기들의 좋아하는 모든 자로 아내를 삼는지라.”라고 했다. 에녹1서의 설명에 따르면, 세미아즈(Semyaz)와 아자젤(Azazel)이라고 하는 대천사의 지휘 하에 하늘나라 200명의 파수 천사들이 하늘로부터 지상을 굽어 내려다보니 사람의 딸들인 여자들이 아름다우매, 그들과 결혼하고 그들에게 화장하는 법을, 또 세상의 남자들에게는 전쟁하는 법을 가르침으로써 악이 세상에 들어왔다고 설명한다. 창세기 6장 3절에 “여호와께서 가라사대 나의 신이 영원히 사람과 함께하지 아니하리니 이는 그들이 육체(肉體)가 됨이라. 그들의 날은 일백이십 년이 됨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이후로 하나님께서는 패역한 세상을 심판하시기 위해서 믿음의 사람 노아에게 백 년에 걸쳐서 방주를 만들게 하셨다. 백 년의 시간을 주신 것은 노아의 순종을 보시기 위함이기도 하였지만, 그간에 혹시 ‘인간들이 그들의 패역에서 돌이킬까’ 기대하신 것이었다. 그러나, 그렇지 못함을 아시기에 창세기 6장 5-6절에 “여호와께서 사람의 죄악이 세상에 관영함과 그 마음의 생각의 모든 계획이 항상 악할 뿐임을 보시고 땅 위에 사람 지으셨음을 한탄하사 마음에 근심하시고”라고 했다.

죄가 인간 세상에 들어와 번진 것은 마치 잉크 한 방울이 맑은 물이 담긴 병에 떨어진 것과 같다. 검은 잉크 한 방울은 처음 떨어진 곳에 그대로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곧 물병 전체에 번져서 물병의 물을 다 검게 만들어 버린다. 물병을 흔들 때 그 번지는 속도는 더욱 빨라서 삽시간에 물이 검게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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