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April 11, 2012

익명의 구제, 익명의 봉사, 익명의 헌물

                                          익명의 구제, 익명의 봉사, 익명의 헌물


성경구절: “사람에게 보이려고 그들 앞에서 너희 의를 행치 않도록 주의하라. 그렇지 아니하면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상을 얻지 못하느니라. 그러므로 구제할 때에 외식하는 자가 사람에게 영광을 얻으려고 회당과 거리에서 하는 것같이 너희 앞에 나팔을 불지 말라.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저희는 자기 상을 이미 받았느니라. 너는 구제할 때에 오른 손의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 네 구제함이 은밀하게 하라. 은밀한 중에 보시는 너의 아버지가 갚으시리라.” (마태 6:1-4)

얼마 전부터 교회 주보에 내던 헌금자 명단을 생략하였다. 몇몇 분이 주보에 헌금자 명단을 싣는 것에 의문을 제기하고, 목회자로서 개인적으로도 헌금자 명단을 빼는 것이 좋을 듯하여서 의논한 끝에 그리 한 것이다. 질문을 제기한 분들은 좋은 뜻으로 그리 하셨을 줄 믿는다. 헌금의 종류대로 이름이 열거되기에, 체면 때문에 하는 수 없이 내는 헌금이 아까워서, 혹은 성도가 마땅히 해야 할 헌금을 하지 않음이 부담스러워 ‘헌금자 명단을 주보에서 빼는 것이 좋지 않으냐’고 말씀한 분은 없을 줄 안다.
얼마 전에 어떤 큰 교회 주보에 실린 헌금자 명단을 보게 되었는데, 거기에는 헌금을 한 주일학교 어린이들의 이름까지 깨알같이 작은 글자로 실려 있었다. 그 주보를 보면서, 헌금자 명단을 주보에서 빼기를 잘하였다고 생각했다. 어떤 목사님들은 ‘헌금자 이름을 주보에 실어주면 헌금이 늘어난다’고 말한다. 우리 교회의 주보에서 헌금자 명단을 뺀 이후에 헌금의 액수가 줄었는지, 아니면 오히려 늘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우리의 드리는 헌금은 사람에게 보이기 위해서 종교기관인 교회에 내는 것이 아니라 (물론 세금보고용으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나의 중심을 보시는 하나님께 드리는 것이다.

전에 학원사역을 할 때, 참으로 열심으로 봉사하는 학생이 있었다. 다른 학생들이 하는 헌신의 몇 배의 헌신으로 기독학생회(Korean Christian Fellowship)를 위해서 수고했으나, 다른 사람들이 자기의 노력하고 헌신한 것에 대해 언급하거나 감사하지 않으면, 전혀 딴 사람이 되어 한 구석에 물러나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교회의 일을 우리가 열심히 감당하고 나 자신을 헌신할 것은 남의 인정을 받기 위한 것이 아니다. 남이 나를 인정해주고 칭찬하면 할수록 나는 하늘의 상급을 잃을 수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1절). 그렇다면, 오히려 다른 사람이 나의 한 일에 대해서 칭찬해주지 않음이 좋지 않은가?!

우리의 구제나 봉사나 헌신이나 헌물은 남의 인정함을 받기 위한 것이 아니다.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나?’ 체면치례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시기에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넉넉하게 할 것이며, 나를 인정하시고 나의 중심을 보시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해드리는 구제와 봉사와 헌신과 헌물이 되어야 할 것이다. 나의 왼손이 모르는 오른 손의 구제요 봉사이지만 은밀한 중에 보시는 하나님은 아시고 기뻐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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